달라이라마는 이렇게 말했다 :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리고 물건은 사용되어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 세상이 혼돈에 빠진 이유는, 물건이 사랑받고 있고 사람들이 사용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법에서는 고용주를 사용자로, 노동자를 피용자라고 표현한다. 사장이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 물건을 빌려 쓸 때는 내가 갑이 된다. 조심히 쓰고 돌려줘!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노동만큼은 다르다. 노동은 빌려 사용하는 사람이 갑이다.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을이 된다. 달라이 라마의 말대로 인간이 사용되고 있다. 동시에 물건을 사랑받는다. 사랑받지 못하는 물건을 파는 회사 직원들은, 자신들의 제품을 사랑받게 만들려고 애쓴다. 고백하자면 요즘 나는 이력서를 쓴..
아인슈페너가 마시고 싶어서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날씨가 미치도록 추워서, 카페 가까이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아인슈페너를 마실 참이었다. 카페 주변에는 작은 교자집이 있었다. 교자에서는 에델바이스 맥주와 교자를 세트로 팔고 있었다. 그래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는 술이 조금 아쉬웠다. 2차로 빈티지 라이언이라는 가게에서 맥주를 마셨다. 안주가 엄청 푸짐해서 맥주가 술술 들어갔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은 맥주를 마셨는데, 그래서인지 사장님이 나한테 명함을 줬다. 사장님은 자신도 책을 내고 싶다,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 ― 취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무튼 재밌었다. 결론적으로는 나는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에 가지 못했다. 커피는 한 잔 대신 여러 잔의 맥주를 마셨다. 그래도 즐..
징코로민정 건망증 때문에 처방받은 약을먹는다는 걸 자주 잊는다어쩌다가 알약을 삼키면서도수 분 전에 이 약을 먹지 않았었나하고 의심한다 노래방에선 같은 노래를 두 번 부른다그건 괜찮다 나는 혼자 노래한다오락실의 노래방 기계에 천원을 넣는다는 걸실수로 오천원을 넣는다그러면 나는 오래 노래한다 봤던 영화를 보며 같은 장면에서 피식거리고몇 달 전에 내가 썼던 소설을 읽다가 눈물을 흘린다 같은 여자를 두 번 사랑하고도여자의 집 앞 골목에서 길을 잃는다 길을 잃고 나는 노래한다오래 노래한다 - 그림일기가 안 써져서 쓴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