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는 왜 사람을 짜증나게 할까? 왜냐하면 모기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자빠져 자던 인간 종(種)들은 모두 말라리아에 걸려서 죽었기 때문이다. 오직 모기소리를 싫어하던 위대한 인류만이 살아남아 우리에게 유전자를 물려주었다. 현대인의 유전자에는 모기소리 혐오증이 단단히 박혀있는 셈이다. 그런데 여기 모기소리보다 더 듣기 싫은 소리가 있다. 바로 직장상사가 앵앵거리는 소리. 직장상사는 스트레스를 퍼뜨린다. 현대사회에서는 모기가 퍼뜨리는 말라리아보다 스트레스가 더 치명적이다. 직장상사가 앵앵거리는 소리가 그다지 짜증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모기소리를 무시하고 자빠져 자던 원시인류처럼 멸종해버릴 것이다. 화병에 걸리거나, 스트레스성 질병에 시달리고, 극단적인 경우엔 자살을 해버릴 지도 모른..
부모님과 친척들은 내가 회사를 그만뒀다는 걸 모른다. 새해를 맞아서 고향 집에 내려갔다. 용돈도 드렸다. 거 참, 난감한 일이다. 나는 회사생활이 힘들다고 밑밥을 깔아두었다. 언젠가 내가 그만두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되었을 때, 놀라지 않도록. 내 어머니는 월급쟁이가 최고라는 사실을 늘 강조하신다. 고도성장기에 청년기를 보내고, 중년에 IMF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은 세계적인 불황을 목격한 탓이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우리 젊을 때는 공무원이라고 하면 선도 안 봤다.’면서, 당시 공무원이 얼마나 인기가 없는 직업이었는지를 강조하셨다. 그 시절엔 다들 ‘뭘 몰라서’ 월급쟁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식이다. 무조건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월급이 적어도 불평 갖지 말고…… 뭐 이런 식의 조언도 해주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