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지정보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한국문화인류학회 지음 | 일조각 | 2006.08.25 * 조까세의 리뷰노골적으로 들어난 북미의 인종주의보다 복잡다단한 라틴 아메리카의 인종적 위계가 훨씬 무섭게 작동한다. 무섭다. 북미대륙은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으로 자유를 얻게 된 흑인과, 유럽 이민자들의 후손인 백인으로 단순한 인종적 이분화가 되어있다. 미국인들의 극찬하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백인 우월주의자인 톰 뷰캐넌이라는 인물이 ‘유색인종의 제국의 발흥’ 이라는 가상의 책을 평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다분히 인종주의적이지만, 적어도 복잡하지는 않다. 백인과 유색인의 대립구도는 단선적이다. 북미에서 행해졌던 유색인과 백인간의 갈등은 골이 깊었지만, 봉합해야할 상처가 너무도 분명했다. 또한 이 인종주..
책은 다른 매체들과 달리 어떤 ‘신성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책이 유일한 정보전달매체이던 시대의 관습 때문이다. 불과 몇 백 년 전까지만 해도 책은 최첨단 매체였다. 조선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사신들은 열 권 남짓한 책을 천자에게 하사받았고, 그것을 가져다가 조선 왕부터 양반에 이르기까지 아주 조심스럽게, 그것도 필사를 해가면서 읽었다. 그 시대의 도서관은 첨단 정보를 저장해놓은 곳으로 ― 오늘날의 슈퍼컴퓨터 같은 역할을 했다. 고로 아무나 들어갈 수도 없었다. 오늘날의 책은 어떤가? 책은 점차 ‘신성한 권위’를 잃어나가는 중이다. 인쇄술이 발달하고, 문자는 대중화되었다. 도서관 역시 개방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누워서 트림을 하면서, 방귀를 끼면서도 책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뒤로, 책보다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