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을 봤다. 사람은 죽으면 혼령이 되어 구천을 떠돈단다. 시청자 한 사람이 무당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죽는데, 혼령의 세계는 인구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고. 그러자 무당이 답했다.“맞습니다. 구천에 귀신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영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죠. 그래서 정신병원에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겁니다.”그는 무당 특유의 매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랜선을 타고 살이라도 날라 올 기세였다. 그런데 나는 왜인지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 씨바!’ 나는 이렇게 말하고 도망쳤다. 다행히도 살은 날아오지 않았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이 표현은 매우 옳다. 거짓말이 새로운 거짓말을 ‘..
KBS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수중촬영이 논란이다. 영하 16도의 날씨에, 배우 김소현이 입수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 문제였다. 배우 김소현씨의 팬들은 극렬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문준하 감독은 이런 해명을 내어놓았다. “김소현 씨는 지난 1일 미리 촬영을 마쳤다. 그때도 안전장비와 체온 보호를 위해서 캠핑카를 배치했다…… 그리고 어제 촬영(최저기온 영하 16도인 날)한 것은 조금 모자라는 분량이 있어서 찍었고 김소현이 아닌 액션배우가 촬영했다.” 주연배우가 물에 들어갔을 때는 체온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했고, 한파가 몰아닥친 날엔 다른 대역배우를 썼으니 걱정 마라는 소리다. 이게 해명이라고 하는 소린가?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추운 것은 누구나 똑같다. 더구나 외출도 자제하라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던 날이..
바이킹족은 얼어붙은 땅에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반대로 사람이 살만한 섬엔 아이슬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 한국에도 ‘바이킹족같은’ 새끼들이 많다. 이를테면 홍대입구의 걷고 싶은 거리. 누가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몰라도 나는 그 거리를 걷기 싫다. 버스킹 소리가 뒤섞여서 머리는 혼란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행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단연코 우리나라에서 가장 걷기 좆같은 길이 바로 이 길이다.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도 그렇다. 거기엔 아무런 문화가 없다. 역사적으로 감천동은 태극도라는 종교를 믿는 신자들이 모여 사는 조용한 신앙촌이다. 그 고요함이 그들의 문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시에서 건물마다 벽화를 그려 넣고, 예술이랍시고 빈 집에 설치미술품을 갖다놓은 뒤부터 ― 거기엔 문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