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을 봤다. 사람은 죽으면 혼령이 되어 구천을 떠돈단다. 시청자 한 사람이 무당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죽는데, 혼령의 세계는 인구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고. 그러자 무당이 답했다.“맞습니다. 구천에 귀신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영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죠. 그래서 정신병원에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겁니다.”그는 무당 특유의 매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랜선을 타고 살이라도 날라 올 기세였다. 그런데 나는 왜인지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 씨바!’ 나는 이렇게 말하고 도망쳤다. 다행히도 살은 날아오지 않았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이 표현은 매우 옳다. 거짓말이 새로운 거짓말을 ‘..
* 서지정보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한국문화인류학회 지음 | 일조각 | 2006.08.25 * 조까세의 리뷰노골적으로 들어난 북미의 인종주의보다 복잡다단한 라틴 아메리카의 인종적 위계가 훨씬 무섭게 작동한다. 무섭다. 북미대륙은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으로 자유를 얻게 된 흑인과, 유럽 이민자들의 후손인 백인으로 단순한 인종적 이분화가 되어있다. 미국인들의 극찬하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백인 우월주의자인 톰 뷰캐넌이라는 인물이 ‘유색인종의 제국의 발흥’ 이라는 가상의 책을 평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다분히 인종주의적이지만, 적어도 복잡하지는 않다. 백인과 유색인의 대립구도는 단선적이다. 북미에서 행해졌던 유색인과 백인간의 갈등은 골이 깊었지만, 봉합해야할 상처가 너무도 분명했다. 또한 이 인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