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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코로민정

조까세 2018. 2. 2. 18:25


징코로민정


건망증 때문에 처방받은 약을

먹는다는 걸 자주 잊는다

어쩌다가 알약을 삼키면서도

수 분 전에 이 약을 먹지 않았었나하고 의심한다


노래방에선 같은 노래를 두 번 부른다

그건 괜찮다 나는 혼자 노래한다

오락실의 노래방 기계에 천원을 넣는다는 걸

실수로 오천원을 넣는다

그러면 나는 오래 노래한다


봤던 영화를 보며 같은 장면에서 피식거리고

몇 달 전에 내가 썼던 소설을 읽다가 눈물을 흘린다


같은 여자를 두 번 사랑하고도

여자의 집 앞 골목에서 길을 잃는다


길을 잃고 나는 노래한다

오래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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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가 안 써져서 쓴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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