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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까세의 그림일기

#11. 어른의 어원

조까세 2018. 1. 22. 17:09

꼰대들은 어른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어른스럽게, 어른답게 행동해라, 너도 이제 어른이다 나도 그런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올해 스물여덟 살이 되었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는 이미 어른이다. 슬프지만 오래 전에 키도 다 자랐다. 경제적으로도 독립했다. 그런데 왜인지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어른이라는 단어는 꼰대들의 전유물로 느껴진다.

 

그래서 어른의 어원을 살펴보았다. ‘어른은 우리말 얼우다라는 동사에 접미사 ‘-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낱말이다. ‘얼우다는 동사는 남녀가 교합하다, 즉 섹스하다의 순우리말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섹스만 할 수 있으면 모두 어른으로 보았다. 과거에는 조혼 문화가 팽배해있었으므로, 웬만큼 나이가 차면 너도 어른이고 나도 어른이었다.

 

우리 시대의 20대는 사회적 약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꼰대들은 우리 청년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빈곤하며, 앞으로 사회에서도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와 유승민은 이번에 합당을 하면서 청년이 미래다!’라는 당연한 소리를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이 슬로건은 오히려 청년이 미래가 되기 힘든 현실을 역설한다. 청년이 미래지, 씨바 그럼 노년이 미래냐?

 

청년이 미래다같은 문장을 생각해낸 꼰대들은 끊임없이 청년들을 아이 취급한다. ‘우리 때는 말이지~’로 시작하는 그들의 말들을 유심히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청년세대를 늘 교육과 배려가 필요한 존재로 치부한다. 때문에 우리 시대의 20대들은 이미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어른들임에도,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여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어른의 어원에 충실해본다면 어른이 되라고 지껄이는 늙다리 꼰대보다는 내가 더 어른에 가깝다. 왜냐면 내가 얼우기를 더 잘하기 때문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중년과 노년의 성생활을 알지는 못하지만, 20대 이후로 얼우기능력과 욕구과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사실이다. 앞으로 누가 어른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꼰대소리를 하면 이렇게 대꾸하는 것이 좋겠다. 내가 너보다 더 어른이야,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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