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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페너가 마시고 싶어서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날씨가 미치도록 추워서, 카페 가까이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아인슈페너를 마실 참이었다. 카페 주변에는 작은 교자집이 있었다. 교자에서는 에델바이스 맥주와 교자를 세트로 팔고 있었다. 그래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저녁을 다 먹고 나서는 술이 조금 아쉬웠다.

 

2차로 빈티지 라이언이라는 가게에서 맥주를 마셨다. 안주가 엄청 푸짐해서 맥주가 술술 들어갔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은 맥주를 마셨는데, 그래서인지 사장님이 나한테 명함을 줬다. 사장님은 자신도 책을 내고 싶다,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 취해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무튼 재밌었다.

 

결론적으로는 나는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에 가지 못했다. 커피는 한 잔 대신 여러 잔의 맥주를 마셨다. 그래도 즐거웠다. 어제의 여정이 내 인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싶다. 뭔가를 시작했는데, 어쩌다보니 다른 걸 하게 되는 인생. 그런데 또 여차저차 그 일을 즐겁게 해나간다. 바람직한 걸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군대에서 야간사격을 할 때, ‘주변시라는 게 있다. 표적을 한참 바라보면 오히려 표적이 보이지 않게 된다. 표적을 너무 열심히 보지 않아야 비로소 표적을 명중하게 되는 거다. 요즘 나는 내가 무엇을 맞추려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무 것도 맞추지 못하면 어떡하지? 싶은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그림일기도 안 쓰고 며칠 쉬었다. …… 그렇다고 어떤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 불안하면 그냥 불안하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재밌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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