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들은 어른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어른스럽게, 어른답게 행동해라, 너도 이제 어른이다 ― 나도 그런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 올해 스물여덟 살이 되었고,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는 이미 어른이다. 슬프지만 오래 전에 키도 다 자랐다. 경제적으로도 독립했다. 그런데 왜인지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단어는 꼰대들의 전유물로 느껴진다. 그래서 ‘어른’의 어원을 살펴보았다. ‘어른’은 우리말 ‘얼우다’라는 동사에 접미사 ‘-ㄴ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낱말이다. ‘얼우다’는 동사는 남녀가 교합하다, 즉 섹스하다의 순우리말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섹스만 할 수 있으면 모두 어른으로 보았다. 과거에는 조혼 문화가 팽배해있었으므로, 웬만큼 나이가 차면 너도 어른이고 나도 어른이었다. 우리..
* 서지정보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한국문화인류학회 지음 | 일조각 | 2006.08.25 * 조까세의 리뷰노골적으로 들어난 북미의 인종주의보다 복잡다단한 라틴 아메리카의 인종적 위계가 훨씬 무섭게 작동한다. 무섭다. 북미대륙은 남북전쟁과 노예해방으로 자유를 얻게 된 흑인과, 유럽 이민자들의 후손인 백인으로 단순한 인종적 이분화가 되어있다. 미국인들의 극찬하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백인 우월주의자인 톰 뷰캐넌이라는 인물이 ‘유색인종의 제국의 발흥’ 이라는 가상의 책을 평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다분히 인종주의적이지만, 적어도 복잡하지는 않다. 백인과 유색인의 대립구도는 단선적이다. 북미에서 행해졌던 유색인과 백인간의 갈등은 골이 깊었지만, 봉합해야할 상처가 너무도 분명했다. 또한 이 인종주..
평생에 걸쳐 삶의 철학을 이야기했던 들뢰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한편 자살을 택하라, 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던 염세주의자 쇼펜하우어는 장수했다. 평균 수명이 지금에 훨씬 못 미치는 18세기에, 쇼펜하우어는 72세까지 살았다. 인류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철학자라는 사람들도 지들이 평생에 걸쳐 주장한 한 것들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언행일치를 못하는 사람은 누굴까? 나는 ‘일부’ 출판사 사장들이 생각한다. 독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장려하는 취미이고, 책들은 저마다 죄다 좋은 얘기로 빼곡하다. 역설적이게도 출판계는 노동자 처우가 무척 열악하다. 사회문제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책을 내는 출판사를 살펴보면 정작 자기 회사는 노동법을 어기면서, 직원들에게 형편없는 급여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