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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수중촬영이 논란이다. 영하 16도의 날씨에, 배우 김소현이 입수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 문제였다. 배우 김소현씨의 팬들은 극렬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문준하 감독은 이런 해명을 내어놓았다.

 

김소현 씨는 지난 1일 미리 촬영을 마쳤다. 그때도 안전장비와 체온 보호를 위해서 캠핑카를 배치했다…… 그리고 어제 촬영(최저기온 영하 16도인 날)한 것은 조금 모자라는 분량이 있어서 찍었고 김소현이 아닌 액션배우가 촬영했다.

 

주연배우가 물에 들어갔을 때는 체온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했고, 한파가 몰아닥친 날엔 다른 대역배우를 썼으니 걱정 마라는 소리다. 이게 해명이라고 하는 소린가?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추운 것은 누구나 똑같다. 더구나 외출도 자제하라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던 날이 아닌가!

 

이토록 우리 사회는 차별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뿌리박혀있다. 민주주의 전통이 길지 않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신분제를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혁파해왔다. 다른 나라는 왕을 끌어내리고 귀족을 죽이면서 신분제를 철폐했는데 우리나라는 상놈들이 전부 족보를 사서 양반이 되는 것으로 신분제를 완화해나갔다. 이런 전통 때문인지 아래로부터의 평등을 얘기하면 잘 먹히지가 않는다. ‘꼬우면 노오력을 해서 니가 주연배우하든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니가 사장돼서 바꿔.’ 뭐 이런 식이다.

 

참 그지같다. 우리도 서구처럼 제대로 된 혁명 성공의 역사가 필요하다. 촛불혁명, 적폐청산 뭐 이런 평화적인 걸로는 부족하다. 아주 다 때려 부수고, 구운 오징어처럼 찢어 죽이는 방식으로 기득권을 해체해야한다. 그리고 파리 코뮌같은 시대를 겪어야만 한다. 실패해도 좋다. 원래 스타트업은 실패가 평균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스타트업 수준이다. 우리는 체득해야한다. 민중이 모든 것의 주인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뒤집어엎을 수 있다. 오직 그 정신만이 우리를 차별에서 해방시킨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KBS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는 오는 29일에 첫 방영된다. 홍보는 절대 아니고…… 그냥 신문기자처럼 마무리를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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